서 론
재료 및 방법
작물 재배 시설 특성 및 처리 조건
작물 재배 조건
작물 샘플 채취 및 양분 함량 분석
근권부 토양 샘플 채취 및 토양 화학성 분석
토양 효소 활성도 측정
통계 분석
결과 및 고찰
비종별 고추 생육 반응
비종별 고추 부위 중 양분 함량과 흡수량
비종별 고추 양분이용율
비종별 토양 미생물 효소 활성도
결 론
서 론
고추(Capsicum annuum L.)는 가지과에 속하는 작물로 한국에서는 건고추나 고추가루의 형태로 연중 많은 양이 소비된다(Hong and Kim, 2013). 한국인의 식단에서 고추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조미 채소이며, 고추장이나 김치의 양념으로 가공되어 사용된다(Guang-Cheng et al., 2010; Hwang et al., 2011). 한국의 고추 재배는 주로 노지에서 이루어지며, 2018년도에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약 28,824ha의 면적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MAFRA, 2018). 최근 노지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면적은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며,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높으며 병해충과 바이러스 등에 의한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시설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Lee et al., 2004; Yang et al., 2011; Kim et al., 2012).
농가의 소득 향상을 목적으로 고추를 시설 재배하는 경우, 생산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다량의 비료를 토양에 투입하는 농법을 사용하게 된다. 농가에서는 주로 저렴한 가격과 사용의 편리함, 양분의 효율적 사용을 근거로 화학 비료를 사용하고 있다(Hazra, 2016). 그러나 고추를 재배하는 동안 동일한 비료를 같은 농지에 계속해서 시용하면 양분의 불균형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Park et al., 2009). 화학 비료의 장기적인 사용에 의해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생물학적 특성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나아가 토양 환경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다(Horrigan, 2002; Sun et al., 2015).
화학 비료의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녹비 작물 등을 이용하여 화학 비료의 사용량을 감소시키거나(Selvakumar et al., 2018), 당밀농축용액(Condensed molasses soluble; CMS)을 기반으로 하는 유기성 비료를 활용하는 농법이 연구되고 있다. 에탄올이나 시트르산, 리신 등의 산물을 얻고자 사탕수수, 비트, 당밀과 같은 당료 작물이나 옥수수, 밀, 벼, 카사바와 같은 녹말 작물을 발효시키면 증류 후 남은 찌꺼기가 발생하게 된다(Christofoletti et al., 2013). 발효 찌꺼기(Vinasse)는 pH 3.5에서 5.0수준의 산성이며, 멜라노이딘 성분에 의해 어두운 갈색을 나타내고, 불쾌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Chandra et al., 2008a; Hoarau et al., 2018). 발효 찌꺼기는 원료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질소 함량이 높고 유기물, 당, 아미노산 함량이 각각 60, 10, 5% 수준에 달하며(Kang et al., 2003), 반추동물의 사료 첨가제 등 농업적 활용이 가능한 부산물로 알려져 있다(Korber and Randel, 1982).
과거에는 재처리 과정을 거친 발효 찌꺼기를 주로 강 또는 바다에 방류하는 방식으로 폐기하였으나(Kang et al., 2004b), 수질 오염 문제가 대두되어 농업용 비료로 재활용을 시도하고 있다(Abd El Halim Mhamoud et al., 2019). 발효 찌꺼기를 비료로 사용하면 작물의 생산량이 증대되고, 토양의 수분 함량, 공극률, 전기전도도, 미생물 활성도, 입단화 등이 증가한다(Kang et al., 2003; Jiang et al., 2012; Christofoletti et al., 2013). 당류가 다량으로 포함된 발효 찌꺼기는 입상으로 제조하는 공정상의 어려움이 있으며, 주로 액상 비료로 제조되어 완효성 비료로 판매되고 있다. 당밀농축용액을 기반으로 하는 비료 내에 포함된 NH4+의 행동에 관한 연구에서는 무기태로 존재하는 일부 NH4+가 미생물에 의해 부동화되어 작물의 생육 후반기나 다음 작기의 작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Lee et al., 2002). 그러나 제조 공정상 투입된 유안에 의해 다량의 황산염 등이 함유되어 토양에 장기 연용 시 염류 집적 문제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Kang et al., 2004b; Hoarau et al., 2018). 그러나 현재까지 발효 찌꺼기 기반의 비료를 작물에 시용하여 비효를 화학 비료와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가 미진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당밀 농축 용액 기반 유기성 액비 처리에 따른 시설 재배 고추의 생육 특성과 생산량을 조사하고, 양분 이용 효율을 분석하며, 토양의 화학성과 미생물 활성도 변화를 측정하여 화학 비료와 무기성 액비의 효과와 비교 및 분석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작물 재배 시설 특성 및 처리 조건
본 실험은 전라북도 완주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험 포장(35.8N, 127.0E) 내에 지어진 비가림 하우스(면적 500m2, 측고 3m, 피복 16mm 플렉시글라스)에서 2018년 4월 10일부터 10월 10일까지 26주 동안 수행되었다. 각 시험구는 4×3m의 직사각형이며, 주변 시험구로 양분이 이동하거나 침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cm 두께의 콘크리트 벽을 이용하여 구분되었다. 토양 부피에 따른 차이를 통제하기 위하여 각각의 시험구에는 동일한 부피의 식양토를 채워 넣었다. 작물을 재배하기 전의 토양의 화학성은 2018년 4월 10일에 측정하였으며, Table 1에 나타내었다.
각 시험구에 네 가지 서로 다른 비료를 처리하였으며, 처리구별 3반복 난괴법으로 배치하였다. 네 가지 처리구는 무비구(CON)와 화학 비료 처리구(CF), 무기성 액비 처리구(CL), 유기성 액비 처리구(OL)로 구성되었다. 토양의 자체 양분에 의한 작물 재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무비구에는 비료를 투입하지 않았다. 화학 비료 처리구에는 농촌진흥청 시설 고추 표준 시비법에 따라 N-P2O5-K2O를 기준으로 각각 280.0과 90.0, 130.0kg·ha-1를 시용하였으며, 2018년 4월 25일에 기비로 요소와 용성인비, 염화칼리를 각각 N-P2O5-K2O 총량의 50과 100, 60%의 비율로 시비하였다. 부족분에 대한 추비는 재배 7, 11, 14주에 요소와 염화칼리를 이용하여 시비하였다. 무기성 액비 처리구는 N-P2O5-K2O 함량 30.0-9.7-10.0%의 복합비료를 이용하여 질소 기준 280kg·ha-1에 해당하는 양을 시용하였다. 액비 처리구는 기비 없이 작물 재배 16주까지 2주 간격으로 매번 30,000L·ha-1의 관비량으로 분시하였다. 복합비료를 이용할 시 부족한 칼리 성분 37kg·ha-1은 매번 총량의 10에서 14% 비율로 추가 분시하였다. 유기성 액비 처리구는 당밀농축용액을 기반으로 하는 N-P2O5-K2O 함량 8.0-2.6-3.7%의 액비를 이용하여 질소 280kg·ha-1에 해당하는 양을 시용하였다. 무기성 액비와 동일하도록 유기성 액비 처리구 또한 기비 없이 작물 재배 16주까지 2주 간격으로 매번 30,000L·ha-1의 관비량으로 분시하였다. 무기성 액비 처리구와 유기성 액비 처리구의 시용한 질소와 인산, 칼리의 양은 각각 280.0과 91.0, 129.5kg·ha-1로 화학 비료 처리구와 유사한 수준으로 처리하였다. 무비구와 화학 비료 처리구는 액비 사용시 관비량과 동일하도록 매번 30,000L·ha-1의 관수를 실시하였다.
작물 재배 조건
파종 후 약 70일이 지나 본엽이 9에서 11매가 발생한 마니따 품종 고추(C. annuum L. cv. Manita) 육묘를 2018년 4월 30일에 각 시험구별로 총 30개체씩 세 줄로 정식하였다. 각 줄 간의 간격은 100cm로 하였으며, 작물 개체 간의 재식 거리는 40cm로 하였다. 고추 재배 기간인 163일 동안 관수는 텐시오미터를 이용하여 토양 수분 장력 ‑ 30.0kPa 수준을 유지하도록 제어하였다.
작물 샘플 채취 및 양분 함량 분석
기온이 낮아져 작물의 생육이 저해되기 시작하는 2018년 10월 10일에 각 시험구별로 무작위로 다섯 개체의 고추를 선정하여 수확하였다. 다섯 개체에서 측정된 평균값을 각 시험구의 하나의 반복 값으로 간주하였다. 식물체는 과실과 잎, 줄기, 뿌리를 각각 나누어 샘플을 채취하여 생체중을 측정하였다. 과실은 착색이 완료된 홍고추를 수확하였으며, 식물체에 달린 모든 잎을 모아 샘플로 하였다. 뿌리는 굴취 후 2mm 체를 이용하여 걸러진 것만을 샘플로 하였다. 채취한 샘플은 70°C의 오븐에서 3일간 건조하여 건물중을 측정하였다. 각 식물체 조직에 포함된 다량원소의 분석은 농촌진흥청의 토양 및 식물체 화학성 분석 방법을 따랐다(RDA, 2000). 식물체 조직의 총 질소 함량은 Kjeldahl 분석기(Kjeltec 8400, FOSS analytical, Hillerød, Denmark)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인 함량은 ammonium metavanadate법을 이용하여 분광 광도계(AutoAnalyzer3, SEAL Analytical, Norderstedt, Germany)로 측정하였으며, 칼륨 함량은 ICP-OES(SDS-720, GBC Scientific Equipments, Braeside, VIC, Australia)를 이용하여 정량하였다. 작물의 양분 흡수량은 작물의 부위별 건물중과 작물의 부위별 양분 함량을 각각 곱하여 계산하였다. 작물의 양분 이용 효율은 다음의 식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N_u=\frac{N_f-N_c}F\times100$$ | (1) |
이 때, 는 작물의 양분 이용 효율(%)이며, 는 비료 처리에 의한 작물의 양분 흡수량(kg·ha-1), 는 무비구 작물의 양분 흡수량(kg·ha-1), 는 토양에 투입된 비료의 양(kg·ha-1)을 의미한다. 비료의 시비 기준은 인산(P2O5)과 칼리(K2O)로 결정하였으나, 양분 이용 효율을 산정할 때에는 인과 칼륨으로 변환하여 계산하였다.
근권부 토양 샘플 채취 및 토양 화학성 분석
각 시험구별로 고추를 수확하고 난 다음 2018년 10월 20일에 토양 채취용 오거를 이용하여 고추 뿌리 근처의 지표면에서 15cm 깊이까지의 표토를 무작위로 다섯 번 채취하였다. 샘플은 평균 무게가 100g이 되도록 채취하였으며, 다섯 샘플을 섞어 음지 풍건하여 각 시험구의 하나의 반복 값으로 간주하였다. 농촌진흥청 표준 분석 방법에 따라 건조된 토양 샘플의 pH, 전기전도도(EC), 토양 유기물 함량(OM), 가용성 인산(Available P2O5) 함량을 측정하였다. 토양의 질산태와 암모니아태 질소의 함량은 Kjeldahl 분석기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치환성 K, Ca, Mg 이온은 ICP-OES를 이용하여 정량하였다.
토양 효소 활성도 측정
각 시험구별로 고추를 정식하기 전 2018년 4월 20일과 고추를 수확하고 난 다음 2018년 10월 20일에 토양 채취용 오거를 이용하여 고추 뿌리 근처의 지표면에서 15cm 깊이까지의 표토를 무작위로 세 번 채취하였다. 세 샘플을 섞어 각 시험구의 하나의 반복 값으로 간주하였다. 채취한 샘플은 즉시 실험실로 옮겨 토양의 효소 활성도 측정을 실시하였다. 토양의 dehydrogenase 활성도는 triphenyltetrazolium chloride dye법을 이용하여 결정하였다(Casida et al., 1964). 토양의 β-glucosidase와 phosphatase 활성도 측정을 위해 1g의 토양에 0.25mL toluene과 4mL의 modified universal buffer(MUB; pH 6.5)를 섞어 37°C에서 1시간 동안 배양하였다. 이 때, β-glucosidase와 phosphatase 활성도 측정을 위해 각각 0.025M의 p-nitrophenyl-β-D-glucopyranoside와 0.115M의 disodium p-nitrophenyl phosphate를 추가하였으며, 배양 후 생성되는 p-nitrophenol 농도에 대한 비색분석을 통해 각 효소 활성도를 결정하였다(Tabatabai and Bremner, 1969; Eivazi and Tabatabai, 1988). 토양의 urease 활성도 측정을 위해 2.5mL의 0.08M urea 용액과 50mL의 1M 염화칼륨 용액에 5g의 토양을 섞어 37°C에서 2시간 동안 배양하였다. 배양 후 생성되는 NH4+의 농도에 대한 비색분석을 통해 urease 활성도를 결정하였다(Kandeler and Gerber, 1988).
통계 분석
수집된 고추의 생체중과 건물중, 토양 성분 분석, 토양 효소 활성도에 대한 데이터는 각 3반복으로 통일하였으며, 이에 대한 통계 분석은 SAS 통계 프로그램(version 9.4, SAS Institute, Cary, NC, USA)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각 처리 사이의 유의성은 단일변량 분산분석(ANOVA)으로 분석하였으며, 평균 사이의 유의성은 5% 수준에서 Duncan의 다중검정법(DMRT)으로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비종별 고추 생육 반응
CF와 CL, OL 모두에서 CON에 비해 총 생체중과 건물중, 과실, 잎, 줄기의 건물중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반면 CF에서만 CON에 비해 뿌리의 건물중이 유의하게 증가하였고, 각 처리구들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2). 시설에서 재배하는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작물에 맞도록 양분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작물의 생산량은 다른 양분이 충분한 상황일 때, 질소의 공급량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Keeling et al., 2003; Hamnér et al., 2017). 따라서 이러한 생육의 증가는 질소의 공급량이 동일한 상황에서 질소가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CF와 CL 사이에서는 총 생체중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OL은 CL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고추의 잎과 줄기의 건물중은 OL에서 CF와 CL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갓과 시금치 등의 엽채류의 경우, 당밀 발효 찌꺼기 처리에 의해 지상부 생체중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는 보고가 있었으며(Bharagava et al., 2008; Pyakurel et al., 2019), 이는 본 실험의 OL에서 고추의 총 생체중과 잎과 줄기 건물중이 증가한 결과와 유사하였다. 따라서 유기성 액비 처리에 의해 화학 비료와 같은 양의 양분을 공급하더라도 작물의 생육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고추에서 생산되는 과실 건물중의 경우 CF, CL, OL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기존 연구에서 발효 찌꺼기를 처리했을 때 무비구에 비해 옥수수의 낱알과 땅콩의 종자 생산이 증대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화학 비료 처리에 비해서는 생산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Ramana et al., 2002a, 2002b).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비종 사이의 양분량을 통일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반면 본 실험에서는 비종 사이의 양분량을 동일하게 공급하여 유기성 액비 처리 시 고추 과실의 생산량이 화학 비료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는 것을 비교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더덕 등을 재배 시 유기성 비료를 시비하여 생육과 사포닌 함량이 증대된 기존 연구가 있었으며(Moon et al., 2018), 후속 연구를 통해 유기성 비료를 이용한 고품질 작물을 생산을 기대해볼 수 있다.
비종별 고추 부위 중 양분 함량과 흡수량
다량원소 분석 결과 모든 처리구에서 과실과 잎, 줄기의 질소 함량이 CON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Table 3). 시비하지 않은 토양과 화학 비료를 시비한 토양에서 재배한 고추 잎의 총 질소 함량은 각각 22.4 ‑ 36.7g·kg-1과 40.0 ‑ 44.0g·kg-1 정도의 범위로 알려져 있다(Choi et al., 2008; Berova et al., 2013). 기존 연구 결과와 비교하였을 때, 본 연구에서 얻어진 무비구 고추 잎의 총 질소 함량은 22.7g·kg-1로 정상적인 범위 내에 있었던 반면, 다른 처리구들에서는 34.5 ‑ 37.8g·kg-1로 정상 범위 보다 소폭 낮았다(Table 3). 본 연구에서는 기존 사례에 비해 시설 내부의 평균 기온이 높았으며, 기온이 높으면 식물체 내의 질소 함량이 감소한다. 또한 기존 사례에 비해 재배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식물체 내의 질소 함량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에서 CF, CL, OL 모두 과실의 질소 함량은 CON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잎과 줄기의 질소 함량은 CON에서 CF, CL, OL 순으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 이는 녹두와 벼에 투입 자재를 달리하는 비료를 시용하였을 때 각각 무비구와 화학 비료 처리구에 비해 발효 찌꺼기 부산물 비료 처리로 식물체 내의 질소 함량이 높아지는 기존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Kang et al., 2003; Chandra et al., 2008b). 반면, 고추 과실의 인 함량은 OL에서만 CON에 비해 유의한 증가를 보였고, 칼륨 함량은 OL에서 가장 높았으나 CON과 CF에 비해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잎과 줄기, 뿌리의 인과 칼륨 함량은 처리구들 사이에서 일정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Table 3).
고추 과실의 양분 흡수량은 모든 처리구에서 CON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Table 4). 고추 잎의 양분 함량 유사하게 양분 흡수량은 CON에서 CF, CL, OL 순으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내었으며, 이는 처리구 순서대로 총 건물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Table 2). 잎과 줄기의 양분 흡수량은 OL에서 가장 높았으며, 뿌리는 모든 처리구에서 일정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고추 식물체 전체에 대하여 양분 흡수량을 계산한 결과, OL에서 가장 높은 양분 흡수량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작물 생육과 양분 함량을 동시에 고려할 때, 유기성 액비의 고추에 대한 비료적 효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종별 고추 양분이용율
질소 이용 효율을 계산한 결과 OL에서 CF에 비해 유의한 증가가 확인되었으나, CL과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Table 5). 식물체 조직에 포함된 양분의 분석을 통해 작물이 이용하는 양분 수지를 계산할 수 있으며, 나아가 토양에서 공급되는 양분의 이용 효율을 결정할 수 있다(Dang, 2005). 작물의 종류와 토양, 기후, 질소 공급량, 수분 관리 방식 등에 의해 질소 이용 효율은 30 ‑ 80% 사이의 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haviv, 1993). 고추에 대하여 점적 관수하는 시설에서 175와 350kg·ha-1의 질소를 시비하였을 때, 질소 이용 효율은 각각 88.5와 61.2%에 해당한다는 보고가 있었다(Halitligil et al., 2002). 본 연구에서 고추의 질소 이용 효율은 시설 재배 고추의 적당한 범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5). 또한 1에서 3회에 걸쳐 비료를 분시하는 관행 방식에 비해 주기적인 관비를 실시할 때 작물의 질소 이용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Quemada and Gabriel, 2016), 여러 차례에 걸쳐 액비를 관비 공급하면 고추의 양분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Treatmentz | Nutrient use efficiency (%) | ||
N | P | K | |
CON | 0 | 0 | 0 |
CF | 40.8 ± 7.87y bx | 17.4 ± 3.32 b | 118.2 ± 18.32 b |
CL | 45.7 ± 8.83 ab | 20.4 ± 4.32 b | 91.3 ± 19.75 b |
OL | 57.1 ± 2.61 a | 30.1 ± 4.22 a | 182.0 ± 18.74 a |
질소와 달리 인 이용 효율은 OL에서 다른 모든 처리구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5). 일반적으로 시용한 인의 15 ‑ 30% 정도만 식물체가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Li et al., 2011; Veneklaas et al., 2012), 시비량에 따라 옥수수의 인 이용 효율이 12.56 ‑ 55.67%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었다(Hussein, 2009). 또한 돈분 액비를 사용한 노지 고추 재배 시험 결과 인산 이용 효율이 13%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Kang et al., 2004a). 그러나 노지에 비해 내부 기온 등의 환경 관리가 용이한 시설에서는 고추의 바이오매스가 증가하게 되며(Lee et al., 2016), 그 결과 고추의 양분 흡수량이 증진되어 양분 이용 효율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얻어진 고추의 인 이용 효율이 노지에서 보고된 것에 비해 높은 점을 설명할 수 있다. 기존에 11종의 가축분 기반 유기성 비료에 대한 메타 분석 결과, 유기성 비료에 포함된 전체 인 중에서 무기 인이 8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Darch et al., 2014). 한편 토양에서는 전체 인 중에서 유기 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30 ‑ 90%로 가변적이다. 토양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난용성 유기 인은 식물이 이용하기 어렵지만, 공생하는 균근균을 이용하거나 삼출 유기산을 이용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식물의 인 흡수를 촉진시킬 수 있다(Shenoy and Kalagudi, 2005; Turner, 2008). 따라서 본 연구에서 사용한 발효 찌꺼기 기반의 유기성 액비에는 유기산이 존재하여 토양 인산의 가용화를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토양 내 가용성 인산 함량을 다른 처리구에 비해 5배 정도로 증가시킨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Table 1). 본 실험의 결과는 토양 내에 유기산의 일종인 구연산염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인산 용해도가 증가한 기존 연구 결과와 유사하며(Gerke et al., 2000), 유기산에 의해 식물의 인산 이용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존의 예측에 부합한다(Hinsinger, 2001). 따라서 발효 찌꺼기 기반의 유기성 액비를 사용하여 인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작물의 생산성 증대와 토양의 인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인과 마찬가지로 칼륨 이용 효율은 OL에서 다른 모든 처리구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Table 5). 중국의 노지 재배 목화의 경우 지역과 시기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대체로 31‑36% 수준의 칼리 이용 효율을 보였다(Yang et al., 2014). 그러나 본 연구에서 얻은 시설 재배 고추의 칼륨 이용 효율은 최대 182.0%로 나타났고, 칼리 이용 효율을 칼륨 이용 효율로 변환하더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높은 칼륨 이용 효율은 녹비 작물 등을 활용한 시설 재배 고추 실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Yi et al., 2020). 이는 한국의 토양 특성상 카올리나이트와 할로이사이트 등의 카올린 광물이 다량 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Lee et al., 2010). 한반도 남서부 지역에서 카올린 광물은 계속되는 풍화 작용에 의해 많은 양의 칼륨을 용출시키며(Kim, 2012), 그 결과 토양에 칼륨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비종별 토양 미생물 효소 활성도
비료 처리구별로 미생물 효소 활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 다르게 나타났다(Fig. 1). 토양 미생물의 체내에 존재하는 dehydrogenase, urease, β-glucosidase, phosphatase는 각각 생물학적 산화 작용과, 질소, 탄소, 인 사이클에 관여하는 효소로 알려져 있다(Subhani et al., 2001; Adetunji et al., 2017). 고추를 정식한 후 재배 중인 토양에서 urease, β-glucosidase, phosphatase의 활성도는 OL에서 CON에 비해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Fig. 1A, 1C and 1D). 이는 발효 찌꺼기 처리를 통해 토양 내의 질소, 탄소, 인의 순환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urease와 β-glucosidase의 활성도는 OL에서 CON에 비해 4배 수준으로 높은 값을 나타내어 유기 질소와 탄소 순환에 관한 반응들이 토양에서 풍부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당밀농축용액을 기반으로 하는 비료 처리에 의해 토양의 질소 순환에 관련된 세균의 밀도가 증가하는 기존 연구 결과를 통해 해석할 수 있다(Kang et al., 2004b). 한편으로, 생물학적 산화 작용에 관여하는 dehydrogenase의 활성도는 CF에서 가장 낮은 값을 보였고, 이는 CF에서 토양 유기물 분해가 적게 일어난다는 의미를 갖는다(Garcia et al., 1997). 고추를 수확한 이후의 토양에서 네 가지 효소 활성도는 모두 고추를 재배 중인 시기에 비해 감소하였으며, 특히 urease와 β-glucosidase의 활성도가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Fig. 1C and 1D). 이 시기에도 dehydrogenase와 β-glucosidase의 활성도는 OL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 유기물 분해와 유기 탄소 순환에 관한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토양 내의 유기 인은 식물 및 토양 미생물 유래 phosphatase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있으며(Tarafdar and Claassen, 1988), 유기성 액비를 사용한 본 연구에서 인 이용 효율이 증대된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Table 5). 따라서 유기성 액비를 처리하여 시설 재배 고추의 양분 이용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토양의 미생물상의 활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화학 비료, 무기성 액비, 유기성 액비 세 가지 비료 처리를 통해 시설에서 재배한 고추(Capsicum annuum L.)의 생육 특성과 양분 이용 효율, 토양 화학성과 미생물 활성도를 확인하였다. 실험 결과, 발효 찌꺼기를 기반으로 하는 유기성 액비를 처리한 고추의 전체 생체중과 건물중이 증가하였으며, 과실 건물중은 화학 비료 처리구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나 유기성 액비의 비효를 입증할 수 있었다. 또한 유기성 액비 처리구에서 고추의 인과 칼륨 이용 효율이 다른 비료 처리구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으며, 토양의 유기물 함량과 가용성 인산, 칼륨과 칼슘 함량 등이 증가하였다. 토양의 생물학적 건전성 지표인 미생물 효소 활성도 중 urease와 β-glucosidase의 활성도가 유기성 액비 처리구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여 토양의 유기 질소와 탄소 순환을 촉진시켰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시설 재배 고추의 생산량은 발효 찌꺼기를 기반으로 하는 유기성 액비 처리를 통해 화학 비료와 유사한 수준으로 생산되는 반면, 토양의 화학성과 미생물상은 발효 찌꺼기 기반의 유기성 액비 처리에 의해 증진되므로 화학 비료에 비해 토양 개선 효과가 우수하다고 전망하였다. 후속 연구로 유기성 액비의 적정 시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수행된다면 비료 사용량 절감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유기성 액비 시용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수행된다면, 작물 생산량 증대를 위한 토양 관리 기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